PC 게임/인디게임2018. 5. 4. 01:15





SCP-087



일련번호: SCP-087

등급: 유클리드(Euclid)

특수 격리 절차: SCP-087은 [편집됨] 대학교 캠퍼스에 위치해 있다. SCP-087로 통하는 문은 전자 자물쇠가 달려 있는 강화 강철로 만들어져 있다. 이 문은 건물의 건축 양식과 비슷한 수위실 문으로 위장되어 있다. 자물쇠는 열쇠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면서 ██ 볼트의 전압을 걸어주지 않으면 열리지 않는다. 문 안쪽에는 산업용 발포 고무 충전재를 6 센티미터 두께로 붙여 놓았다.

마지막 탐사(문서 087-IV 참고) 이후 SCP-087에 접근하는 것은 금지되고 있다.



설명: SCP-087은 불이 켜져 있지 않은 층계참식 계단이다. 38도 각도로 내려가는 13칸의 계단을 내려가면 지름 약 3미터의 반원형 층계참이 나타난다. 각 층계참마다 계단이 내려가는 방향은 180도씩 반대로 꺾인다. 안이 어둡기 때문에 SCP-087은 층계참 1.5개 밑으로는 육안 관측이 불가능하다. 내부에 조명 기구나 창문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, SCP-087 내부를 탐사할 시 광원이 필수적이다. 빛은 75와트보다 더 밝을 필요가 없는데, SCP-087이 여분의 빛을 흡수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.

탐사자들의 보고서와 녹음 기록으로 보아, 첫 번째 층계참에서 약 200 미터 아래로 내려간 지점에서 울면서 애원하는 어린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 확인된다. 그러나 그 소리의 근원에 가까이 가려는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. 가장 긴 탐사였던 탐사 IV 당시, 하강 깊이는 건물의 구조와 지질 환경상 절대 불가능한 깊이였다. 그러므로 SCP-087에 끝 지점이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.

2.png

사진 B: SCP-087-1; 탐사 I에서 찍은 사진을 확대한 것. (사진 A 참조)

D계급 인원을 이용한 SCP-087 탐사는 총 네 번에 걸쳐 이루어졌다. 매 탐사마다 탐사자는 SCP-087-1이라는 존재와 조우했는데, 이 존재는 눈동자, 콧구멍 또는 입이 없었다. SCP-087-1의 정체는 완전히 불확실하지만, 애원하는 목소리의 원인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. 탐사자들은 SCP-087-1을 맞닥뜨렸을 때 강렬한 피해망상과 공포의 감정을 표출했으나, 이 감정이 비정상적인 원인에 의한 것인지, 아니면 자연스러운 반응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.

부록:
탐사 IV 이후 2주동안 [편집됨] 대학의 교직원들과 학생들이 SCP-087 안에서 1 ~ 2초 주기의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고 주장했다. 재단 측에서는 문 안쪽에 산업용 충전재를 6 센티미터 두께로 발라 넣었다. 이후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는 얘기들은 없어졌다.

허가된 인원은 탐사 I ~ IV의 녹취물인 문서 087-I ~ 087-IV를 열람할 수 있다.


문서 #087-I: 탐사 I

D-8432은 43의 백인 남성으로, 평균적인 체격과 외모를 가졌으며 딱히 정신병력은 없었다. SCP-██를 잘못 취급한 결과 강등되어 D계급 인원이 되었다. D-8432은 24시간 지속 가능 전지와 75 와트 투광 조명등, 정보 전송을 위한 휴대용 캠코더, 그리고 ██████ 박사의 지휘를 받기 위한 교신용 헤드폰을 장비했다.

D-8432는 출입구를 들어서 첫 번째 층계참에 발을 내디뎠다. 75와트라는 전력량에도 불구하고, 조명등은 처음 계단 9칸만 비출 뿐이었다. 두 번째 층계참은 보이지 않았다.

D-8432: 씨발 졸라 어두운데요.
██████ 박사: 자네 투광 조명등은 제대로 작동하는가?

D-8432가 문 바깥쪽, 대학 건물의 복도를 향해 빛의 방향을 돌렸다. 빛은 훨씬 멀리까지 나갔다.

D-8432: 예, 작동은 하네요. 근데 저 계단 밑으로는 비출 수가 없어요.
██████ 박사: 고맙네. 계속하게.

D-8432는 계단 13칸을 내려가 두 번째 층계참에 도착했다. 층계참은 반원형이었으며, 바닥과 벽은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. 별 특징 없는 먼지와 흙덩어리, 전형적인 콘크리트 계단통에서 볼 수 있는 낡아빠진 구조물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특징도 없었다. D-8432는 두 번째 계단을 내려가기 위해 180도 돌았다가 잠깐 멈추었다.

██████ 박사: 멈춘 이유라도?
D-8432: 저거 들었어요? 저 밑에 애새끼가 있나봐요. 그런 소리가 나요.

이때 카메라나 마이크로폰에는 아무런 음성 신호도 잡히지 않았다.

██████ 박사: 어떤 소리인지 설명해 보겠나?
D-8432: 어린애예요. 여자거나, 엄청 어린 남자애거나. 울고 질질 짜면서 뭐라고 말하냐 하면 [멈춤] 제발 [멈춤] 도와줘요 [멈춤] 제발 [멈춤] 뭐 그런 소리만 반복하면서 울고 그러는데요.
██████ 박사: 현재 위치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지 추측할 수 있겠나?
D-8432: 음, 씨발 몰라요. 한 200 미터 아래?
██████ 박사: 다음 층으로 계속 내려가게.

탐사자는 또다시 계단을 13칸 내려갔다. 다음 층계참에 발을 디디자 탐사자가 묘사한 아이의 소리가 포착되었다. 아이는 흐느낌, 통곡, 그리고 “제발”, “도와줘요”, “여기 밑에 있어요”라는 말을 번갈아 했다. D-8432는 한결같이 이 소리가 200 미터 아래쯤에서 나는 것 같다고 보고했다.

██████ 박사: 아직도 우는 소리가 들리나?
D-8432: 넵.
██████ 박사: 우리도 이제 그 소리가 들리네. 계속 내려가게. 소리나 주위 환경에서 어떤 변화를 포착했다면 멈춰.

탐사자는 층계참을 3개 더 내려가고 멈추었다.

D-8432: 계속 내려가나요?
██████ 박사: 내려가게.

D-8432는 층계참을 17개 더 내려가서(현재까지 총 22참) 멈추었다. 주위 환경에 아무런 변화는 없었으며, 각 층계참은 모두 13칸으로 되어 있었다.

D-8432: 그 존마난 애새끼한테 하나도 가까워지는 거 같지 않은데요.

우는 소리는 커지지 않고, 탐사자의 200 미터 아래에서 나는 듯한 소리만 스테레오 오디오에 남았다.

██████ 박사: 알겠네. 계속 내려가게.

탐사자는 층계참을 28개 더 내려가서 멈추었다(현재까지 총 50참). D-8432는 51번째 층계참에 내려서서 처음 층계참에서 얼마나 내려왔는지 세 보았다. D-8432는 처음 층계참에서 200 미터쯤 내려온 것 같다고 했다. 34분이 지났다. 우는 소리는 커지지 않았다.

D-8432: 이거 좀 불안한데요.
██████ 박사: 어둡고 처음 보는 계단통에 오래 있어서 그런 걸세. 당연한 거야. 계속 내려가게.

탐사자는 다음 계단을 내려가기를 주저했다. 탐사자가 앞으로 나가자, 투광 조명등이 다음 층계참 바닥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얼굴(SCP-087-1)을 비추었다. 그것은 인간의 머리와 거의 같은 크기와 모양을 하고 있었으나, 입과 콧구멍과 눈동자가 없었다. 얼굴은 전혀 움직임이 없었으나 D-8432의 존재를 아는 듯, 마치 눈을 맞추려는 것처럼 보였다.

D-8432: [비명] 씨발! 씨발 저게 뭐야? 니미 씨부럴 썅. 씨발 저거 뭐냐고!
██████ 박사: 보이는 걸 설명해 줄 수 있겠나?
D-8432: 무슨 씨발 사람 면상때기처럼 생긴 물건인데, 씨발 나를 바로 쳐다보고 있고 씨발 씨발 씨발 나를 보고 있다고―
██████ 박사: 그게 움직이는가?
D-8432: [멈춤, 격렬히 헐떡이는 호흡] 아뇨, 그냥 날 보고만 있어요. 씨발 씨발 씨발 졸라 무섭다고요.
██████ 박사: 조금 더 다가가서 전체를 비춰 보게.
D-8432: 씨발 씨발 씨발 그딴 씨발 짓거리 난 못―

얼굴이 갑자기 D-8432로부터 약 50 센티미터 거리까지 홱 다가왔다.

D-8432: [비명] 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 [편집됨]

D-8432는 광란 상태에 빠져 SCP-087을 빠르게 되올라오기 시작했다. D-8432는 18분만에 지상층으로 돌아왔고, 올라오자마자 기절해 버렸다. SCP-087-1의 징후는 없었다. 영상을 검토해 보았을 때, 각 층계참의 계단 칸수는 모두 같았으며, 내려간 만큼 올라왔다. 울면서 애원하는 소리는 들리기 시작하는 곳부터 멈추는 곳까지 그 크기가 일정했다. 의료 검사 결과, 탐사자의 기절의 이유는 계단을 너무 빠르게 올라와서 피로가 쌓인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.


문서 #087-II: 탐사 II

D-9035는 28세의 흑인 남성으로, 건장한 체격이다. 극도의 여성혐오증을 제외하면 정신적인 이상은 없다. 탐사자는 대량의 [데이터 말소] 기록이 있다. D-9035는 100 와트짜리 투광 조명등과 24시간 지속 전지, 정보 전송을 위한 휴대용 캠코더, 그리고 ██████ 박사의 지휘를 받기 위한 교신용 헤드폰을 장비했다. D-9035는 뒷면에 접착제를 칠한 작은 발광 다이오드 전구 75개가 들어 있는 배낭을 메었다. 다이오드의 수명은 약 3주이며, 꾹 눌러서 켜고 끌 수 있다.

D-9035가 투광 조명등으로 계단의 첫 번째 층계를 비추었다. 매우 큰 전력량에도 불구하고, 조명등은 처음 계단 9칸만 비출 뿐이다.

D-9035: 저 밑으로 내려가란 말임까, 박사님?
██████ 박사: 투광 조명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하니, 불을 SCP-087 바깥으로 비춰 보게.

D-9035가 불빛을 복도 쪽으로 돌렸다. 탐사 I때와 비교해서 훨씬 밝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.

██████ 박사: 고맙네. 그럼 첫 번째 층계참으로 내려가게.
D-9035: 이봐요 박사님. 뭔 소리 하는지는 알겠지만요, 아무래도 내려가기 싫지 말입니다.
██████ 박사: 첫 번째 층계참으로 내려가게.
D-9035: 박사님, 잠깐만요. 저는―
██████ 박사: [말을 끊으며] 벌써 얘기 다 됐지 않나. 어서 첫 번째 층계참으로 내려가게.

D-9035는 18초 동안 멈춰 있다가, 처음 13칸을 내려가서 멈추었다.

D-9035: 저거 어린앤가요?
██████ 박사: 접착식 표시등을 한 개 꺼내서 층계참 벽에 붙이게.
D-9035: 박사님, 들으셨지 말입니다? 저 밑에 어린애가 있나요?
██████ 박사: 아직 알 수 없네. 접착식 표시등을 벽에 붙이고 작동하는지 확인하게.

D-9035는 망설이다가 표시등 한 개를 배낭에서 꺼내 벽에 붙였다. 그가 표시등을 누르자 불이 들어왔다.

██████ 박사: 투광 조명등을 끄게.

D-9035는 조명등을 끄기 전에 닫시 한번 망설였다. 발광 다이오드가 층계참을 밝혔으나, 다음 계단 한 칸 너머도 더 비추지 못했다.

██████ 박사: 고맙네. 투광 조명등을 다시 켜도 좋네. 계속 내려가게. 층계참에 닿을 때 마다 발광 다이오드 표시등을 벽에 붙이고 불을 켜게.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면, 즉시 보고하게.

D-9035는 다시 투광 조명등을 켜서 다음 층계를 내려갔다. 그가 다음 층계참에 내려서자, 첫 번째 탐사 때와 마찬가지로 울면서 애원하는 소리가 탐지되었다.

██████ 박사: 좀전에 들린다던 소리가 아직도 들리는가?
D-9035: 음, 예. 여자 같은데, 한 150, 아니면 200 미터쯤 밑에서 나는 소리 같습니다. 꼭 걔한테 가야 하나요? 이봐요, 박사님. 전 애 볼 줄 모르지 말입니다.
██████ 박사: 이상한 점이 발견될 때까지 계속 표시등을 붙이면서 내려가게.

탐사자는 벽에 표시등을 붙이고 불을 켠 뒤, 다음 층계참으로 내려갔다. 그는 세 번째 발광 다이오드 표시등을 벽에 붙이고 불을 켰다. D-9035는 이 행동을 25번 더 반복한 뒤 멈추었다.

D-9035: 아무리 해도 애한테 가까이 가는 거 같지 않지 말입니다, 박사님.
██████ 박사: 소리의 근원이 자네에게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 거 같나?
D-9035: 좀전하고 같심다. 150에서 200 미터 밑.
██████ 박사: 고맙네. 계속 내려가게.

D-9035는 같은 행동을 24번 반복하면서 계속 내려가다가 51번째 층계참에서 멈추었다. 영상에는 콘크리트 벽에 호 모양의 홈이 파여 있는 것이 보였는데, 홈의 길이는 약 50 센티미터, 너비는 10 센티미터 정도였다. 층계참에서 내려가는 계단의 첫 번째 칸은 허물어진 돌부스러기로 완전히 묻혀 있는 것처럼 보였다.

D-9035: 이거 보셨지 말입니다?
██████ 박사: 그래. 뭐가 보이는지 설명해 줄 수 있겠나?
D-9035: 꼭 벽을 뭘로 베어낸 거 같지 말입니다. 그리고 여기 계단에 다 부서지고 쑤셔지고. 자국은 꽤 부드럽게 베어낸 것처럼 보이는데―

D-9035가 자국을 만졌다.

D-9035: 네, 부드럽지 말입니다. 꼭 유리 같습니다.
██████ 박사: 고맙네. 계속 내려가게.
D-9035: 이보세요, 박사님. 아무래도 충분히 내려온 거 같지 말입니다.
██████ 박사: 계속 내려가게. 벌써 얘기 다 됐지 않나.
D-9035: 얘기가 됐든 아니든, 이런 짓 하기 싫지 말입니다.

[데이터 말소]

D-9035는 파괴된 계단을 넘어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. 다음 층계참에서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. D-9035는 발광 다이오드 표시등을 벽에 붙이고 다시 같은 행동을 38번 반복했다. 울면서 애원하는 소리는 전혀 가까워지는 것 같지 않았다. D-9035는 89번째 층계참에 도달했고, 탐사를 시작한 지 74분이 지났다. 탐사자는 첫번째 층계참에서 350 미터 지하에 있는 것으로 추측되었다.

D-9035: 꼭 꼬마가 밑으로 내려오라고 유혹하는 거 같지 말입니다, 박사님. 아무래도 이제 올라―

투광 조명등이 SCP-087-1을 비추자 D-9035는 말과 동작을 멈추었다. 그 얼굴은 이번에도 탐사자의 존재를 알고 있는 듯 D-9035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. SCP-087-1는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였지만, 이번 조우 장소는 탐사 I에서의 조우 장소에서 38 층계참 아래이기에 이 존재가 움직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.

██████ 박사: 저것 때문에 멈춘 건가?
D-9035: [묵묵부답]

D-9035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. SCP-087-1은 13초동안 움직이지 않았다. SCP-087-1이 눈을 깜빡였다.

D-9035: [비명, 판독 불가]

SCP-087-1가 D-9035에게서 약 90 센티미터 거리까지 홱 다가왔다. 탐사자는 뒤돌아서 나는 듯이 계단을 올라오기 시작했다.

██████ 박사: 제발 진정 좀 하게. 뒤로 돌아. 그 얼굴을 좀더 가까이서 볼 필요가 있네.

D-9035는 ██████ 박사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 빠르게 올라왔다. 계속해서 알아들을 수 없는 비명을 질러댔다.

██████ 박사: D-9035, 자네 내 말 들리나? 속도 좀 늦추게.

D-9035는 응답이 없었으며 계속해서 계단을 뛰어올라왔다. 비명소리는 점점 잦아들어 작아졌다. 층계참을 72개 올라온 뒤, D-9035는 17번째 층계참에 쓰러져 버렸다.

██████ 박사: D-9035, 자네 내 말 들리나?

D-9035는 응답이 없었으나 청각 장치를 통해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. D-9035는 14분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. 시각 장치에는 검은 색만 보였으며, 청각 장치에는 탐사자의 숨소리와 아래에서 흘러나오는 애원하는 소리만 들렸다. 14분 32초동안 시청각 장치는 그 상태를 유지했으나, 이후 인간의 심장박동과 전혀 다른 빠른 심박동음과 찢어지는 듯한 낮은 소리가 들렸다. 7초 후, D-9035는 숨을 헐떡이면서 다시 일어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속 계단을 뛰어올라왔다. 심박동음과 찢어지는 소리는 사라지고, 시각 장치에서도 이상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다. 탐사자는 계속 응답이 없었다. D-9035는 SCP-087 바깥으로 뛰쳐나와 입구 바깥의 바닥에 주저앉았다.

D-9035는 긴장증 증세에 빠져 현재까지 회복되지 않고 있다.


문서 #087-III: 탐사 III

D-9884는 23세의 여성으로, 보통 체격과 외모를 하고 있다. 정신병력으로는 우울증을 앓았던 적이 있다. 탐사자는 [데이터 말소] 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한 기록은 거의 없었다. D-9884는 75 와트짜리 투광 조명등과 24시간 지속 전지, 정보 전송을 위한 휴대용 캠코더, 그리고 ██████ 박사의 지휘를 받기 위한 교신용 헤드폰을 장비했다. 또한 D-9884는 1 갤런의 물과 영양 과자 15개, 단열재 담요 1장이 들어 있는 배낭을 멨다.

D-9884가 SCP-087의 지상층에 서 있다. 투광 조명등은 처음 계단 9칸만 비출 뿐이다. 지난 탐사 때 벽에 붙여 놓은 발광 다이오드 표시등들은 보이지 않는다.

██████ 박사: 다음 층계참으로 내려가서 벽을 살펴보게.

D-9884가 계단 13 칸을 내려가 층계참에 멈춘다. 탐사 II의 영상에서 나타난 발광 다이오드 설치 장소를 살펴보았지만 흔적도 남아있지 않다.

D-9884: 네, 음. 그냥 좀 더러운 콘크리트 벽인데요. 아무것도 없어요. 아니, 잠깐만요. 여기가 조금 끈적거려요.

D-9884가 발광 다이오드 표시등이 있었던 자리를 가리켰다.

D-9884: 저 밑에 어린애가 울고 있어요! 아무래도 [멈춤] 울면서 도와달라고 하는 것 같아요.
██████ 박사: 고맙네. 뭔가 이상한 게 발견될 때까지 계속 내려가게.

D-9884가 내려간다. 다음 층계참에 도달하자 지난 두 탐사 때와 마찬가지로 어린아이의 우는 소리가 탐지된다. 층계참 벽에는 발광 다이오드 표시등이 남아있지 않다. D-9884는 별 사고 없이 17번째 층계참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 내려간다.

D-9884: 으으, 여기 바닥에 뭐가 있는데 냄새가 아주 고약해요. 끈적끈적거리는 데다 제 신발에 다 묻었어요. 우웩, 역겨워라.

영상 장치에 직경 약 50 센티미터의 공간이 어떤 물질로 덮여 있는 것이 비친다.

██████ 박사: 그 냄새가 어떤지 설명해 줄 수 있겠나?
D-9884: 어…. 무슨 녹슨 금속하고 오줌 냄새 같은데요.
██████ 박사: 고맙네. 뭐 다른 게 발견될 때 까지 계속 내려가게.

D-9884는 별 사고 없이 51번째 층계참까지 계속 내려간다. 51번째 층계참은 지난 탐사 때와 달라진 것이 없고, 관찰 결과도 비슷하다. D-9884는 이상한 것이 발견될 때까지 계속 내려가라는 명령을 받는다. 탐사자는 89번째 층계참까지 계속 내려간다. 영상 장치가 날카롭게 홱 돌아가면서 탐사자가 비명을 지른다.

D-9884: 아, 씨발! 바닥에 구멍이 있어서 떨어질 뻔 했어요.

영상 장치에 직경 약 1 미터의 구멍이 비친다. 탐사자가 아래쪽으로 투광을 비춰 보지만, 시커먼 어둠만 보일 뿐이다. 약 4초 뒤, 구멍 속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멀리서 빛이 약 2초동안 깜빡이고 다시 사라진다.

D-9884: 저 밑에서 불빛이 있었어요! 지금은 없지만, 몇 초 동안 있었어요! 보셨죠?
██████ 박사: 봤네. 구멍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겠나?
D-9884: 절대 못 해요. 너무 깊어요. 적어도 1 킬로는 될 걸요. 아니면 더 깊거나요.
██████ 박사: 고맙네. 아직도 어린애 목소리가 들리나?
D-9884: 으음. 아직도 멀리 있는 것 같아요. 아무래도 가까이 다가가지는 것 같지가 않은데요. 내가 내려가면 어린애도 같이 내려가는 거 같아요.
██████ 박사: 뭔가 이상한 점이 발견될 때까지 계속 내려가게.

D-9884는 약 한 시간동안 SCP-087을 계속 내려가 164개 층계를 내려갔다. 그녀는 253번째 층계참에서 쉬기 위해 멈추어 영양 과자 한 개를 먹고 물을 벌컥벌컥 마신다. D-9884는 첫 번째 층계참에서 약 1.1 킬로미터 밑에 있으나, 어린아이 목소리의 크기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. 4분 뒤 D-9884는 계속 내려가기 시작해 1시간 30분 동안 216개 층계를 더 내려간다. D-9884는 469번째 층계참에 있으며, 지상층에서 약 1.8 킬로미터 지하에 있다.

D-9884: 아무 것도 없는데요. 아무래도 돌아가야 할까봐요. 그러니까, 내려가는 것도 내려가는 거지만, 도로 올라가는 데 시간이 얼마나 들겠어요?
██████ 박사:자네한테 음식과 물과 담요를 줬으니 24시간은 버틸 수 있네. 계속 내려가게.
D-9884: 됐어요, 도로 올라갈래요.

D-9884가 이전 층계 쪽으로 뒤돌아 선다.

D-9884: 내가 - [절규]

SCP-087-1의 얼굴이 D-9884의 바로 뒤에 나타나 올라가는 길을 막고 있다. 얼굴은 촬영 장치의 렌즈에서 약 30 센티미터 떨어져 있다. 그 눈은 렌즈에 바로 고정되어 있으며, 마치 탐사자가 아니라 영상 장치 뒤의 사람을 보고 있는 것 같다. 영상 신호가 4초동안 고장을 일으켜 멈춰 있고, 음성 장치도 정전기 같은 째지는 소음만 들린다. 신호가 돌아오자 D-9884가 허겁지겁 계단을 내려가는 것이 보인다.

D-9884: [공황 상태에 빠져 발작적으로] 날 따라오고 있었어! 그동안 계속 내 바로 뒤에 있었다고 오 주여 내 바로 뒤에 있었어 날 계속 보고 있었어! ██████ 박사님 제발 어떻게 해 주세요 살려줘요 오 주여 안돼 제발 저걸 좀 없애 줘요 제발 안돼 제발 저게 날 계속 따라오고 있었어 살려줘 저걸 없애 줘 제발 안돼 날 계속 보고 있었어 날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고 그동안 쭉 내가 여기 있는 걸 알고 날 보고 있었던 거야 오 주여 제발 살려줘요 안돼 제발 [끝까지 이런 말을 반복한다.]

D-9884는 계속 절규하고 발작적으로 애원하면서 계단을 뛰어내려간다. 좀전에 들린 정전기 같은 소음이 음성 신호에 뒤집어씌어지는 듯 한데, 그러면서도 아이가 우는 소리는 계속 들린다. 층계를 약 14개 내려간 뒤, 영상 장치가 뒤로 뒤집혀 D-9884의 뒤를 비춘다. 그 얼굴은 촬영 장치 렌즈에서 불과 약 20 센티미터 떨어져 있다. 얼굴은 탐사자를 보고 있지 않다. 그 눈은 렌즈에 고정되어 있으며, 영상을 보는 사람과 눈을 맞추려는 것처럼 보인다. 중요한 것은, SCP-087-1이 나타난 뒤 여자아이가 울면서 애원하는 소리가 커졌다는 것으로, D-9884가 소리가 나는 곳에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. 공황 상태로 층계 150개를 뛰어내려가는 동안 쫓아 내려오는 SCP-087-1의 모습은 세 번 확인되었다. 그 뒤 D-9884는 넘어져서 의식을 잃었다. 음성 신호로 보아 울음소리의 근원에 매우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. 째지는 소음도 계속된다. 영상 신호에 또다른 내려가는 계단이 비치는 것으로 보아, D-9884는 계단통의 마지막 층에 도착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. 12초동안 아무 움직임도 없다가, 얼굴이 촬영 장치를 가득 메우면서 그 눈이 영상 시청자와 눈을 바로 맞추려고 한다.

음성 및 영상 신호가 끊겼으며, 그 후 재교신된 적은 없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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